이건 내가 1년 전에 생각했었던 건데 이제 올리는 거임. 진지한 건 아니고 그냥 재밌는 생각이 노트에 있길래 기록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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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written on 20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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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1년 전에 생각했었던 건데 이제 올리는 거임. 진지한 건 아니고 그냥 재밌는 생각이 노트에 있길래 기록하고 있음.
내가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느낀 게 있음. 그건 영어가 생각보다 편한점이 많은 언어라는 것임. 물론 나는 30년 이상 한국에서 살면서 태어날 때 부터 계속 한국어만 썼기 때문에 한국어가 일반적으로 훨씬 편하긴 함. 여기서 국제 학생으로 와서 여러 새로운 사람들을 특히 초반에는 엄청나게 많이 만났음. 나는 세인트 존스라는 기숙사에 살았었는데 (안타깝게도 이 기숙사는 올해 철거되었음), 여기는 아침과 저녁을 홀에서 같이 먹는 문화가 있는 곳 이었음. 그래서 자연스럽게 기숙사에 사는 왠만한 애들을 다 알게 되고, 얘기를 한 번쯤은 나누게 되는 상호작용이 많은 곳 이었음. 당연하지만 여기서는 처음에 서로 나이 같은 것은 물어보지 않음. 물론 MBTI도 물어보지 않음. 그래서 서로 어디에서 왔는지 몇 살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인데 매일 저녁을 같이 먹게 되면 처음엔 말 거는게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었음. 그래도 그런 연습을 하도 매번 하니까, 특히 신학기에는 새로운 애들이 끊임 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런 과정 자체가 습관처럼 자연스러워지기도 했음. 그런 과정이 편해진 계기 중 하나는 영어가 평상시 말투에서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기에 훨씬 편하기 때문인 것 같음. 복잡한 조사 활용이 없고, 모르는 사람이라도 ‘당신(너)’을 지칭하는 단어가 you로 통일되어 있다보니 말투에 크게 상관쓰지 않고, 그리고 상대방을 부르는 호칭 등에 신경을 쓰지 않고 바로 다른 주제들을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음. 문화적인 요소도 있겠지만 실제로 흔히 말하는 ‘스몰 토크’도 꽤 자주 함.
물론 영어도 분명히 상황에 따라, 대화 상대에 따라 말투가 확실히 바뀜. 그것은 아마 어떤 언어라도 그럴 것임. 하지만 나이 1살 차이로 그것이 바뀌지는 않음. 그리고 직장 생활이 아닌 일상 생활에서는 나이가 확연히 차이 난다고 해도 격식이나 예절을 덜 차리는 것 같음. 그렇다고 해서 무례하다는 뜻은 전혀 아님. 영어 사용자들도 엄연한 사람임. 단지 나이에 따라 (보이는 겉보기 나이 포함) 말투의 격식 차리는 정도가 덜 있다는 뜻임. 여기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자연스레 한국인들의 모임 (나는 그래도 한국어와 한국인이 더 편하기 때문에 확실히..) 에 참여하게 되었음. 오히려 나는 그 처음 만나는 자리가 더 어색했음. 서로 뭐라고 부르는 호칭들이 다 다르기 때문임.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이름을 물어보고 ‘ㅇㅇ님’이라고 불렀었음. 그런데 나중에 그 말투가 너무 거리감이 있다고 해서 ‘ㅇㅇ씨’라고 하게 되었음. 그런데 나는 ㅇㅇ씨가 더 뭔가 거리감이 느껴짐. 게다가 뭐가 되었든 처음에 존댓말을 쓰게 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말을 잘 못 놓음. 상대방이 먼저 놓자고 하면 잘 놓음. 그런데 먼저 놓자고 제안하지 않는 편임. 뭔가 미안한 감정이 이상하게 느껴지고 예의에 어긋나는 것 처럼 느껴져서임. 게다가 한국인들은 알다시피 그 말 놓는게 상호 놓을지 단방향 놓을지 하는 문제는 굉장히 어렵고 상황에 따라 다름. 뭐가 되었든 더 가까운 사이가 되면 한국어가 훨씬 편하기 때문에, 그리고 더 제대로 된 감정 교류와 생각 공유가 가능하므로 한국 친구들이 훨씬 편한 것이 사실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아주 잘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항상 느껴짐.
이런 문제가 오히려 나는 직장과 같은 프로페셔널한 환경에서도 영향을 주지 않나 생각함. 직장, 학교, 기관, 그룹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에게 프로페셔널 한 환경에서도 반말을 하는 것은 난 자주 봤음. 자주 듣기도 했음. 하지만 난 그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임. 말투의 복잡성과 격식은 생각의 전달을 방해함. 이는 분위기나 문화의 영향도 물론 있을 것임. 그러나 언어의 ‘체’가 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함.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고 1년전에 고민하던 때가 있었음. 하라는 연구는 안 하고 이 따위 생각만 했던 것임. 나는 이전 직장에서 외국인이 많아서 회의나 기록 시에 영어를 썼는데, 확실히 수평적이게 되는 효과는 매우 컸음. 그러나 영어는 모국어가 아니라서 그리고 사람들마다 유창한 정도가 달라서 서툰 영어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도 많이 발생하였음. 물론 많은 제대로 된 환경에서는 무조건 상호 존댓말을 쓰게 됨. 이게 제일 정상인 것 같긴 함. 그리고 난 향후 100년간 이건 계속 유지될 것이라 생각 함. 자연스러우니까. 그러나 상호 존대도 나는 생각의 공유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 함. 존댓말은 길고 예의를 차리는 말투임. 따라서, 너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상대방의 의견을 비판할 때에 영어보다 좀 더 조심하게 되는 것 같음. 그래서 이론적으로 상호 존대보다 더 좋은 한국어의 말투 ‘체’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음. 여러 사람들이 쉽게 구사할 수 있는 말투이면서, 너무 무례하지도 않으면서 너무 격식을 차리지도 않는 말투,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 것임.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인터넷 말투가 생각났음. 한국말만 쓰던 한국인들이 ‘인터넷’이라는 서로가 누군지 모르는, 서로의 나이도 성별도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처음 만났을 때 어떤 기분으로 어떤 말투를 썼을지 궁금하지 않음? 이 말투 “~~임, ~~했음, ~~함, ~~하셈”과 같은 인터넷 말투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30년동안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면서 정착했음. 물론 이 말투는 비격식적이고 진지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줌. 하지만 그건 인터넷 공간에서 글을 쓸 때에 항상 진지 모드로 글을 쓰는 것도, 확인된 사실만 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음 (그럴 필요도 없음).
그런 말투를 회사에서 쓴다고 상상해 봤음. 팀장님이 들어오시는 것임. “자 다 모였음? 그럼 월요일 회의 시작하겠음. 이번 프로젝트 관련해서 아이디어 있음?” 그리고 대리님이 말하는 거임. “아 그거 내가 챗지피티랑 얘기 해봤는데 별로라고 함. 왜냐하면 이미 기존에 비슷한 서비스가 있기 때문임. 이 슬라이드를 보셈.”
내가 생각해도 약간 우습긴 함. 그런데 그건 우리가 저런 말투를 인터넷 공간에서만 써 왔기 때문임 몇 십년 동안. 습관적이라는 것임. 말투가 짧게 끝난다고 해서 무례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함. 오히려 상황에 따라 언어는 변해가지 않음? 물론 이는 그냥 상상에 불과함. 나도 30년 넘게 한국어만 써서 저런 말투를 일상에서 쓴다고 생각하면 거부감이 듦 (오그라듦). 하지만 재밌는 생각이라고 생각함. 언어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만약 챗지피티와 같은 LLM들에게 팀장, 과장, 대리, 사원 등의 직급을 부여하고, 프로젝트나 토론 주제를 주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시뮬레이션을 생각 해보셈. 여기서 두 그룹이 있음. 그룹 ‘가’는 우리가 쓰는 표준 상호 존대 말투를 쓰는 것임. 그리고 그룹 ‘나’는 임음함셈체를 쓰도록 하는 것임. 이렇게 해서 대량의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에, 단지 말투의 차이에 의해 회의의 특성이나 제안되는 아이디어의 양, 특성, 의견을 반박하는 자유도 혹은 옹호하는 정도가 바뀔까? 혹은 말투의 길이가 달라졌는데, 회의의 시간 자체가 짧아질 수 있을까?
아무리 효율적인 말투를 찾는다고 해도 앞에서 서술한 것 처럼 이런게 현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음. 그리고 단번에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함. 가령, 키보드 자판 배열에서 쿼티 시스템보다 더 효율적인 시스템들이 존재하지만, 이미 쿼티 시스템이 표준으로 자리잡아버린 이후이기 때문에 실제로 다른 자판 배열을 안 쓰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음. 정말 효율성이 아주 크게 증대되지 않는 이상, 이미 자리 잡은 습관적, 문화적인 틀은 잘 바뀌지 않음. 그리고 사실 그 효율성을 논증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임.
다만 나는 요즘에도 느낌.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대화할 때에는 은근히 영어로 대화하는게 더 편함. 이건 나의 개인적, 그리고 나에게 적용되는 관찰 결과임. 다른 사람들은 또 다른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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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진지한 생각은 아니다 ㅎㅎ 그래도 이런 생각을 했었다는 걸 기록하려고 적었다. 얼른 자야겠다. 끝.